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 후기
산티아고 순례길 11일차, 추억과 현실이 교차하는 길 위의 하루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은 지 벌써 11일 차. 이쯤 되면 익숙함 속에도 헷갈림이 찾아오고, 걷는 거리는 점점 늘어나지만 체력도 그만큼 붙습니다. 오늘은 벨로라도를 지나, 아타푸에르카까지 약 20km 남짓을 걷는 여정입니다. 길 위의 소소한 만남, 그리운 풍경, 그리고 가슴 속 깊이 각인되는 음식들까지. 이번 이야기는 ‘추억과 현재의 교차점’에서 펼쳐집니다.
아침부터 느껴지는 향수와 배고픔
하루는 고요하게 시작되었지만, 이미 배는 고프고... 다음 마을까지는 두 시간 거리. 길 위에서 마주한 그 식당. 그곳에서의 식사는 단순한 끼니를 넘어, 지난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중요한 장면이 됩니다.
- 또르띠야, 크로케타, 석고리찜, 초리조…
- 그리고 순대! 스페인식 순대는 이제 주인공급이네요.
어쩌면 이 길에서 가장 큰 사치는 ‘배불리’ 먹는 것일지도요.
“이건 제육볶음인가요?” 현지 음식에 대한 한국인의 감각
초리조를 제육볶음이라 착각하고 주문한 해프닝에서 느껴지는 ‘입맛의 문화 충돌’은 너무나 공감 가는 순간입니다. 하지만 의외로 그 맛은? 진짜 제육볶음! 순례길이 선물한 뜻밖의 맛이네요.
반면, “실패한 고기 메뉴”도 있었죠. 식초가 너무 많이 들어간 비린 고기, 역시 음식은 모험입니다.
고요한 숲길, 그리고 떠오르는 지난 날의 기억
숲길을 걸으며 갑작스레 떠오르는 9년 전의 기억. 그 시절의 친구들, 단체사진, 웃음소리… 이 길 위의 경험은 단지 지금 이 순간만의 것이 아니라 과거의 나와 미래의 나를 이어주는 시간의 터널 같아요.
스페인 순대에 진심인 사람
그리고 순대. 또 순대. 스페인식 순대는 의외로 후추향 가득, 고소하고 쫀득쫀득. 한국식 소금이나 떡볶이 소스가 아쉬울 뿐이지, 순수한 맛으로도 훌륭합니다. 하지만... 빵과의 궁합은 실패! 순대는 역시 떡볶이 아니면 맥주죠.
하루의 마무리,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마을 아타푸에르카
드디어 도착한 오늘의 목적지 아타푸에르카. 겉보기엔 조용한 순례자의 마을 같지만, 사실 유럽 최초 인류의 흔적이 남은 고고학적 명소입니다. 아담한 마을과 고즈넉한 성당, 그리고 따뜻한 숙소. 하루를 정리하며 마시는 와인 한 잔과 순대 한 조각이 피로를 씻어줍니다.
마무리하며
산티아고 순례길은 단순히 ‘걷는 여정’이 아니라 ‘나와의 대화’, ‘과거의 추억과 현재의 감정이 어우러지는 여행’입니다. 오늘 하루도 웃고, 먹고, 기억하고, 걸었습니다. 그리고 내일은 또 다른 도시, 부르고스가 기다리고 있네요. 치킨 세 마리 준비하시고요 🍗🍗🍗 Buen Camin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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